돈은 삶의 의미도 아니고 인생의 목표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돈은 그냥 돈이다. 돈 자체만으로는 아무 것도 아니고, 어떤 의미도 가질 수없는 종이에 불과하다. 하지만, 자본주의 세계에 살기로 작정한 이상 돈은 늘 문제가 된다. 돈과 무관하게 살아가기란 불가능하다.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속물들은 호주머니에 돈이 좀 들었다 싶으면 기가 살아 우쭐거리며 오만방자해지기도 한다. 반면 돈이 바닥나면 기가 죽고 어깨가 축 내려앉는다.
얼마 전 10억이라는 돈이 유행이었던 적이 있었다. 모 인터넷 동호회에서 시작한 10억 모으기가 세간의 이목을 모으면서 무슨 캠페인이라도 된 것처럼 삽시간에 펴져나갔다. 세세한 뒷얘기들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마 '10억이면 부자다'라는 생각이 공식처럼 받아들여졌던 모양이다. 그냥 ‘부자 되자’라는 구호보다 10억이라고 하면 훨씬 구체적이다. 부자라고 하면 머나먼 나라에 사는 왕자님 이야기처럼 아득하게 느껴지지만, 10억이라 적어놓으면 현실적이다.
나에게 10억과 행복과의 상관관계를 풀어낼 재주는 없다. 지금은 행복을 논하는 시간이 아니다. making money를 이야기하는 시간이다. 이 나라에 사는 99%의 사람들이 돈 버는 일에 관심을 갖고 있다. 돈이라는 맛있는 쿠키와도 같다. 상상해보자. 부자란 이 쿠키를 어떻게 만드는지 알고 있는 사람이다. 부자 곁에 배고픈 사람들이 모인다. 먹음직스런 쿠키에 시선이 끌리고, 군침을 흘리는 건 당연하다. 부를 동경하며 부러워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가 아닌가를 논하기 전에 욕구를 채우려는 생리현상으로 받아들이자. 나는 훌륭한 과자가 잔뜩 담긴 멋진 그림을 걸어 놓았다. 이 그림을 소개하며 여러분의 시각과 후각을 자극하고 유혹하고자 한다. 불행하게도 그림 속의 과자를 나눠줄 수는 없다. 다만 내가 만들었던 경험을 떠올리며 요리방법을 소개해 줄 뿐이다. 아무리 노력해도 여러분이 만든 과자는 그림 속의 것과 같을 수는 없다. 왜냐면 여러분 각자는 서로 다른 재료를 갖고 서로 다른 오븐에서 쿠키를 구을 것이기 때문이다. 가장 맛있는 쿠키를 많이 만드는 비법은 없다. 아니 너무도 많다. 각자 갖고 있는 재료의 종류와 양, 오븐의 크기, 불의 세기와 시간 등에 따라 그때그때 달라지기 때문이다. 아무튼 나 내가 알고 있는 돈 과자를 굽는 비밀 레시피를 털어놓을 작정이다. 이걸 어떻게 응용해서 먹음직스런 쿠키를 만드는 것은 여러분의 몫이다.
- 돈 벌고 싶다면, 영업맨이 되라.
재테크의 시작은 절약이다. 돈은 안 써야 모인다. 돈을 펑펑 쓰면서도 돈을 모았다는 사람은 본 적이 없다. 돈이 세나가는 수도꼭지를 잠갔다면 이제는 돈을 채워야 한다. 직장생활보다 비즈니스를 택하는 편이 훨씬 현명한 방법이다. 매달 정해진 날짜에 정해진 금액이 입금되는 월급만으로는 부자문턱에 다가설 수 없다. 비즈니스는 게임이다. 평범한 샐러리맨이 부를 모으기 위해서는 이 게임에서 승리해야 한다. 그렇다고 한 방에 승패가 갈리는 게임은 아니다. 때로는 직장생활보다 더 지루한 터널을 지나야 할 때도 있고, 때론 숨이 턱턱 막힐 정도로 가파른 봉우리를 넘어야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하루아침에 다니던 회사를 걷어차고 비즈니스를 시작할 수는 없다. 비즈니스에서 성공하기 위해 준비해야 할 일은 수없이 많겠지만, 그 중에서도 핵심역량인 영업력을 키우는 일이 으뜸이다. 영업을 하려면 밖으로 나가야 한다. 영업은 말로 하는 것이 아니다. 몸으로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 필드에 나가 고객을 만나고, 물건을 팔고, 돈 받으러 쫓아다니다 보면 돈의 흐름을 알 수 있다. 그 비즈니스를 가늠할 수 있다. 강물처럼 돈이 흐르다가 어떻게 우리를 거쳐 마진을 남기고 다시 흐르는지, 어떨 때 막히고 그 때는 어떻게 풀어야 하는지. 영업을 하다보면 눈에 들어온다.
이미 영업에 발을 디딘 사람이라도 영업직의 어드밴티지를 십분 활용하지 못하는 샐러리맨도 많이 있다. 소극적인 마인드로 스스로 쳐놓은 울타리에서 빠져나가지 못하는 경우이다. ‘여기서 피땀 흘려 일해 봤자 돌아오는 건 인센티브 몇 푼이 고작이야.’라며 노고가 모두 회사 몫으로 돌아간다고 생각하는 샐러리맨이 많다. 나 또한 그렇게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조금만 생각을 바꾸면 나의 피땀이 회사뿐 아니라 자신에게도 득이 되는 영업을 할 수 있다.
돈을 벌려면 영업을 하라는 이유는 영업을 통해 자기 비즈니스에 쉽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영업의 가장 큰 메리트는 다양한 사람을 만나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다. 잘 하는 영업은 제품 몇 대를 더 파는 것이 아니라, 인적 네트워크를 견실하게 다지는 것이다. 그렇게 애써 만든 네트워크는 오로지 회사의 자산으로 남겨버릴 수도 있지만, 본인이 하기에 따라 자신의 것으로 확장시킬 수도 있다. 결국 돈은 사람을 통해 벌리게 된다. 그 사람은 특정한 한 사람이 아니라 자신을 둘러쌓고 있는 네트워크가 근간이 된다. 결국 이것이 큰 이문을 남길 수 있는 거름이 된다. 영업을 잘 하는 사람은 회사 일을 자기 비즈니스처럼 하는 사람이다. 아니 이미 반쯤은 자기 비즈니스로 꾸려가고 있는 사람이다. 그러니 성과가 나쁠 리 없고, 설사 결과가 나쁘더라도 과정을 통해 이미 넉넉한 경험을 얻게 된다.
연봉 1억 이상을 받는 샐러리맨 A라는 사람이 있다고 치자. 그 사람은 틀림없이 영업적으로 성공한 사람일거다. 대기업의 전문경영인 정도라면 모를까 영업직 이외의 직군으로 억대를 줄 만한 회사는 거의 없다. 만약 샐러리맨A가 회사를 그만두고 독립한다면 결과는 어떨까? 물론 성공한다에 한 표를 걸겠다. 연봉은 그 사람의 능력을 재어주는 엄격한 잣대이다. 그가 몸담고 있는 조직에서 이미 A에게 억대 연봉을 주면서 그를 검증했다. 회사는 절대 손해 보는 장사를 하지 않는다. 무슨 수를 쓰던지 준만큼은 얻어내는 것이 조직의 생리이다. 만약 그 해 회사 기여도가 연봉에 미치지 못했다면, 회사는 정확하게 기억을 해놓았다가 응당한 조치를 가한다. A는 창업을 앞두고 잠시 고민을 할 수도 있다. 가만히 조직에 머물러도 적잖은 돈을 받는데 굳이 위험을 감수하면서 자기 비즈니스를 해야 하나? 정답은 ‘물론’이다. 확률과 통계학을 적용할 필요도 없이, 자기 사업을 하는 편이 더 많은 돈을 더 빨리 벌 수 있다. 샐러리맨A가 직장에서 현 연봉을 유지할 정도의 실적을 달성할 확률이 있다면 A가 모으게 되는 금액은 앞에 계산된 확률과 큰 상관관계를 갖는다. 일반적으로 샐러리맨은 직장생활을 오래할수록, 즉 그래프에서 시간축이 길어질수록 잉여수익(모이는 돈의 크기)은 감소하게 된다. (소득금액은 점진적으로 증가하나 유지비용은 급격한 증가세를 나타내고, 어느 정도 정점을 지난 소득액은 하향곡선을 그리게 된다.) 반면, 샐러리맨A가 독립을 하는 경우를 상상해보자. 창업 후 초반은 손익분기점 밑에서 헤맬 수도 있다. 그러나 A의 비즈니스가 성공한다면(여기서 성공은 손익분기점을 넘길 경우를 의미한다.) 기대되는 수익은 훨씬 크다. 물론 성공확률(손익분기점을 넘길 확률)은 대체로 낮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시간이 갈수록 그래프는 점차 좋은 모양새를 갖추게 된다. 사업리스크가 낮아짐에 따라 성공확률이 개선되기 때문이다.
- 영업도 잘 해야 영업이다.
기왕 영업을 하겠다고 마음을 먹었다면 잘 해야 한다. 잘 해야 회사에서도 인정을 받고, 스스로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 처음 하는 영업이 뜻대로 안된다고 기죽을 필요는 없다.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아이템을 갖고 나선 영업이 처음부터 잘 된다면 오히려 의심스러운 일이다.
영업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본인에게 어울리는 아이템을 골라야 한다. 본인의 전공과 관련이 있든지 평소 관심이 많은 분야의 제품이 좋다. 그 다음 본인 스타일에 맞는 영업방식을 개발해야 한다. 본인과 맞지 않는 영업방식에 억지로 맞추려 하는 것은 들어가지도 않는 군복과 전투모를 쓰고 전쟁에 나가는 것처럼 비효율적인 일이다.
영업은 의외로 창조적인 job이다. 사무실에 앉아 딱딱한 키보드만 두들기는 업무가 아니다. 포탄이 쏟아지는 전투에 나가 고객을 만나고 그들이 원하는 무언가를 재빨리 catch해서 답을 찾아주는 일이다. 고객마다 요구조건이 틀리고, 성향도 다르다. 순발력 있게 해답을 찾아내야 한다.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영업이기도 하지만, 역설적으로 네트워킹이 잘 되어있어야 영업도 잘 된다. 아무리 혼자 잘나고 능력 있는 영업사원일지라도 자신 만의 보따리로는 고객을 만족시키기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 자신에게 없는 것은 남에게 빌려와야 한다. 그것도 능력이다. 같은 분야에서 힘을 겨루는 경쟁자라도 서로에게 득이 되는 경우라면 주저 말고 손을 잡아야 한다. 이제 필요에 의해서 물건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는 시대는 지났다. 필요하기보다는 갖고 싶어서 구매하는 시대가 되었다. 일반 소비재 뿐 아니라 IT업계의 비즈니스에서도 분명히 느껴지는 새로운 트랜드이다. 그러니 고객에 감성에 어떻게 자극을 주는 가가 비즈니스의 중요한 키워드가 되었다. 고객의 구매감성을 자극하는 일도 영업의 역할이다.
- 영업, 그 다음은?
돈을 벌기 위해서 비즈니스를 해라고 했다. 그럼, 영업만으로 비즈니스를 성공할 수 있는가? 사실은 아니다. 영업 그 다음은 무엇이 있는가? 직장생활의 영업은 만점을 받았지만, 막상 자신의 비즈니스를 시작했을 때 참담한 실패를 겪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왜 일까? 영업이 비즈니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기 때문이다. 비즈니스는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내 힘으로 감당하지 못 하는 부분을 명확하게 알아야 한다. 그리고 나의 바운더리 나머지는 과감하게 넘겨주어야 한다. '회사의 기반을 닦았다'는 표현은 나름 아닌 자신의 역할 나머지를 책임질 사람이나 시스템을 찾았다는 의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