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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얘기 에 해당하는 글1 개
2007/06/17   Biz Golf Diary (1)


Biz Golf Diary
Biz Diary/Biz를 위한 잡동사니 | 2007/06/17 20:33

<서론>

유월이다. 보름 뒤면 2007년도 꺽이게 된다.
신년 초 약속했던 올 해의 계획을 돌아보았다. 여섯 달 동안 자신 있게 해낸 것은 몇 개 되지 않는다. 뭉기적거리고 있는 숙제를 생각하니 남은 절반이 부담스럽게 느껴진다.
                              
9시전에 출근하기. 보통사람이라면 당연히 지키고 있는 출근의 법칙이지만, 이번 달 지켜야 할 리스트에 올릴 정도로 9시 넘어서 사무실에 들어갈 때가 왕왕 있었다. 
핑계를 대자면 동부간선도로의 극심한 정체나, 아니면 아침 운동에 몰두하다가 시간을 깜빡했다고 둘러 댈 수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정확한 지각의 원인은 느슨해진 마음가짐일 것이다.

핸드폰 아침 알람은 대개 다섯 시 삼십 몇 분쯤에 울리도록 맞춰놓는다. 알람을 충분히 듣고도 졸음을 물리치고 화장실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10분 정도 침대 위에서 씨름을 한다.
여름 아침 6시는 이미 이른 시간이 아니다. 길을 나서면 많은 사람들이 분주하게 하루를 시작한 다음이다. 

작년 말부터 지난달까지 내가 선택한 운동은 골프이다. 출근 전에 집근처 연습장에 들러 골프를 배웠다.


<본론>


1. Golf가 뭐길래

(1) my Golf Story

  작년 친구들과 태국에 놀러 가면서 장난처럼 시작하게 된 골프도 여름이면 1년이다. 처음에는 회사근처 실내연습장에서 벽치기를 하다가 한계를 절감하고 실외 그물연습장으로 옮겼다. 한달 만 더 배우면 감이 잡히겠지 하며 받았던 레슨만 족히 6개월은 될 것이다.
올 봄 처음으로 화성상록CC에서 머리를 올린 뒤, 정규라운드는 아니지만 퍼블릭코스를 서너 번 나가봤지만 감은커녕 갈 길이 까마득했다.
연습장에서 칼을 잔뜩 갈고 필드에 서 봐도, 늘 향상된 것보다는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만을 깨닫고 돌아오게 된다.

골프는 힘들다고 하기보다는 어려운 운동이다.
내가 투자한 시간이나 비용은 지금까지 해봤던 다른 운동에 비해 막대한 것이리라. 당연히 골프를 통해 내가 얻고자 했던 기대치도 대단히 높은 것이 사실이다.
그런 의미에서 골프란 종목에 대한 수익률은 그리 높지 못하다. 아니 수익은커녕 한참은 마이너스이다. 이 시점에서 투자를 계속해야 할 것인지 아니면 이쯤에서 손절매를 하고 털고 일어서야 하는지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2) 내가 생각하는 Golf

냉정하게 생각해보자. 골프는 반드시 필요한 것인가? 흔히들 어차피 배울 것이니 한 살이라도 젊었을 때 배워두라고 하지만, 정말 골프는 인생을 살아가는데 꼭 이수해야 할 필수과목인가?

비즈니스를 하는 나에게 골프의 가장 큰 매력은 사람을 사귈 수 있는 좋은 툴이라는 것이다. 물론 골프를 통해 없던 비즈니스가 만들어진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사람과 가까워지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유용한 도구쯤 된다. 술접대 보다는 건강하고 효과적이라는 것에도 동의한다.

두 번째 대한민국에서 골프는 스포츠의 의미를 넘어서는 어떤 상징성을 갖고 있다. 그것은 ‘골프 = 富’, ‘골프 = 영업의 수단’ 라는 단순한 공식을 넘어서는 것이다.
사회에서 만난 남자들이 운동을 하자고 하면 십중팔구 골프를 뜻한다. 사회에서 생존하기 위한 남자들이 함께하는 메스게임이라고나 할까.
소위 그들의 단체(각종 동창모임, 직장 선후배와의 관계 등)에 필요한 일종의 의식이기도 하다. 그 ‘나까마’에서 소외되지 않기 위해 골프는 필요하다.
때문에 우리 주위에는 정말 하고 싶어서 골프를 시작하는 사람보다는 할 줄 알아야하기 때문에 배우는 사람들이 훨씬 많다.

세 번째 고질적인 놀이문화의 취약성이다. 레저 스포츠 중에서 서른을 넘은 성인들이 할 만한 것이 무엇인가?
등산? 그렇다. 등산 외에 다른 것은 얼른 생각이 나지 않는다.
학교 다닐 때는 돈이 없었고, 사회에 나서는 시간이 없어서 즐기지 못했던 보통사람들이 이제 하나 둘 자기 자리를 잡고 여유를 찾았다.
막상 즐길만한 준비가 되고 나니, 골프 이외에는 마땅히 즐길 수 있는 다른 꺼리가 없었다. 자연히 골프인구는 급속히 늘게 되었고, 대중스포츠(‘대중’이라고 하기에는 상당히 고가지만 많은 사람들이 즐긴다는 의미에서)로 자리를 잡게 된 것이다.

골프는 나이에 구애받지 않고 세대를 뛰어넘어 함께 즐길 수 있는 운동이다.
친구 H가 골프 배우기를 망설이는 나에게 해준 충고가 있다. 할 줄 아는데 안하는 것과 배우지 않아 못하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일단 하는 방법을 터득한 다음에 계속 할 것인지를 고민해도 된다는 했다. 골프를 꼭 쳐야 할 경우가 생길 수도 있는데 골프를 몰라서 그 기회를 놓치는 것은 결국 자신의 손해라는 논리를 폈다.

결국 그렇게 난 시작하였다. 하지만, 1년 쯤 배우고 나니 단점 또한 많은 운동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우선 골프는 중독성이 강한 운동이다.
예전 전 직장에서 같이 근무하셨던 S과장님이 하신 얘기가 생각난다. S과장님은 LA지사에서 수년 간 근무하시면서 자연히 골프에 쉽게 노출이 되었었다. 덕분에 싱글 플레이어에 근접한 구력을 자랑하셨는데, 과장님이 지적했던 골프의 유일한 단점은 '너무 재밌다'는 것이다. 그 정도로 만사를 뿌리치고 골프에 빠져드는 사람도 꽤 있는 듯 하다.
나의 미천한 실력으로는 그런 치열한 재미를 느낄 엄두도 안 나지만, 매력 있는 스포츠라는 것쯤은 알 듯도 하다.

두 번째 골프를 즐기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재정적인 뒤받침이 필요하다.
애시 당초 친구H의 말을 믿고 몇 달 만에 어느 정도 수준에 올려놓겠다는 생각자체가 잘못 된 것이었다.
소위 90대 중반을 치는 사람들도 그 실력과 감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평소에도 꾸준하게 칼을 갈고 닦아야만 실력이 녹슬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니 나 같은 초짜는 연습은 물론 레슨도 지속적으로 받아야 실력을 쌓을 수 있다.
게다가 적어도 한달에 두어 번은 필드에 나가 경험을 쌓아야 한다. 골프는 연습장에서 배운 기술로만 해결할 수 있는 스포츠가 아니기 때문이다. 골프라는 운동은 몇 백 미터에 떨어진 조그마한 구멍에 공을 집어넣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필드에 나가지 않고서는 기량을 늘릴 수 없다. 필드에 나가면 소위 구력이라고 하는 경험의 누적치가 여실히 드러나기 마련이다.
여기서 한 발 더 나가 라운딩의 맛을 들이게 되면 슬슬 회원권에도 욕심이 동한다. 수도권 요지의 비싼 회원권의 경우 웬만한 아파트 한 채보다도 비싸다고 하니, 골프투자는 끝도 없는 듯 하다.

세 번째 골프라는 운동의 생리 상, 시간안배가 어려운 스포츠이다.
시간, 돈, 친구를 두고 골프 3대 구성요소라고 한다.
어지간한 직장인들이 엄두를 못내는 것은 ‘시간’ 때문이다. 골프는 소중한 시간을 스펀지처럼 빨아먹기 때문이다. 나 또한 골프를 배우면서 후회되는 것은 바로 끝없는 시간소모성이다.
한국리더십센터의 김경섭 박사가 골프는 아예 시작도 하지 말라고 단호하게 얘기했었던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시간이 왜 많이 드는가? 실제로 연습장에서는 운동을 하는 시간은 일반 다른 운동과 엇비슷하다. 문제는 라운딩이다. 
필드에 한번 나간다는 것은 나 같은 초보골퍼에게는 큰 모험이자 투자이다. 대부분 초보골퍼들은 D day가 정해지면 태릉선수촌을 방불케 하는 맹연습에 돌입한다. 만약 비슷한 목적의 합숙훈련이라도 있다고 하면 진지하게 고려했을 정도이다.
여기에 가까운 골프장에 간다손 치더라도 왕복 두세 시간은 걸리기 일쑤이다. 한 경기 18홀을 돌고, 샤워를 하고나면 다섯 시간은 족히 걸린다. 여기에 식사라도 한다면 휴일 한나절이 다 소모되는 것이다.

네 번째 골프는 볼만 잘 친다고 해서 끝나는 운동이 아니다. 경기력 못지않게 에티켓이 중요한 스포츠이다.
예의와 격식을 차리는 것도 좋지만, 왠지 허례허식을 따지는 우리네 의식과 골프장 업주의 계산이 결부하여 유별난 골프문화로 굴절되어버린 것이 아닌가 의문이 들 때도 있다.
물론 필드에 나가기 전에 반드시 지켜야 할 에티켓을 숙지할 필요는 있다. 일행 중에 중요한 고객이라도 끼었다면 혹시라도 벌어질 실수를 예방하기위해서라도 더욱 그러하다.
이것만 해도 족히 책 한권이 나올 만큼 경우의 수가 다양하고 복잡하다.

(3) Golf 밸런스 잡기

골프에는 졸업이 없다고 한다. 제대로 해보겠다고 나서면 끝도 없는 것이 골프이다.
골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밸런스를 잃지 않는 것이라고 한다.
나 같은 초보자는 대부분 볼을 멀리 날리겠다고 힘으로만 내려치지만, 장타자가 되는 비결은 오른쪽에 실렸던 체중을 부드럽게 왼쪽으로 이동하면서 부드럽게 온몸으로 스윙을 하는데 있다고 한다. 이때 몸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밸런스를 유지하는 것이 골프의 핵심이다.

마찬가지로 볼을 잘치고 골프를 즐기기 위해서는 육체적인 밸런스 뿐 아니라 라운딩 밖에서의 밸런스도 중요하다는 것이 두 번째 뜻일 것이다.

골프영업을 한답시고 다른 업무들을 딴전으로 미루고 공만 쳐서도 아니 될 일이고, 그렇다고 주말마다 가족을 팽개치고 골프장으로 달려가서도 안 된다.
골프는 하는 듯 안하는 듯 적당한 것이 좋은 것 같다.
싱글을 친다고 떠벌리는 사람 앞에서 겉으로는 대단하다고 치켜세워주지만, 뒤돌아서는 골프장에 얼마나 살았으면 그 정도냐고 눈살을 찌푸리는 게 우리네 속마음이다.
비즈니스 골프는 고객들의 플레이에 크게 방해를 하지 않으며 라운딩을 마칠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이면 충분하다. 고객을 압도할 정도의 실력은 오히려 마이너스이다.


2. 시간 줄다리기

우리들은 하나의 인생을 살고 있지만, 하나 이상의 숙명적인 역할을 지니게 된다.
가정에서, 회사에서, 그리고 각각 몸담고 있는 사회에서 우리 각자에게 기대하는 어떤 수준이 있고, 그 정도는 서로 같을 수 없겠지만 그에 부응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나라고 이를 피할 특별한 재주가 있는 것도 아니고, 면책권이라도 있는 것은 아니다. N☓☓의 대표, A☓☓의 조언자, 그리고 아내의 남편이자 태어날 아기의 아빠로서, 엄마 아빠의 아들로서 내가 할 일들이 있다.
또한, 친구들에게 좋은 친구로 남아야 하고, 주변 친지들에게도 소홀한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지 않다.
앞으로 나와 연관된 조직과 가정이 성장할수록 나의 역할 또한 커질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이를 수행하기 위해서 내가 할애해야 할 시간들은 늘어날 것이다.
그 외에도 내 계획표에는 처리 할 일들이 빼곡히 적혀 있다. 하루하루 우선순위를 매겨 줄을 세우고, 하나씩 매듭을 풀어 처리해가고 있기는 하지만, 가끔은 어깨에 힘이 빠질 때도 있다.
내가 이루고자 하는 것들이 진정 내가 따라야 할 인생의 나침판인지, 그냥 지나가는 세월이 섭섭해서 쌓아 놓는 짐 꾸러미인지 자신이 서지 않을 때가 특히 그렇다.

내가 갖은 시간의 주머니는 하루에 24개의 구슬이 채워져 있다. 그것은 대통령이 갖고 있는 것보다 작지 않고, 노숙자의 그것보다 많지도 않다.
매일 매일 이 구슬을 어떻게 사용하는가 걱정을 하면서 하루를 시작한다. 지금은 이것이 제일 중요하고, 옳은 일이라 생각이 들지만, 먼 훗날 돌이켜 생각해보면 어리석은 낭비였다며 뼈아픈 후회를 하는 것은 아닐까.
날마다 주머니에는 새로운 구슬이 채워지겠지만, 결국 나는 체력을 잃고 젊음을 잃고 정열을 잃지는 않을까. 마침내 대문 밖에도 나갈 용기도 없는 작고 주름진 욕심만 가득한 노인으로 남겨지는 건 아닐까.

내가 갖고 있는 플래너의 위클리 컴퍼스를 자세히 살펴보면 작은 톱날 그림이 그려져 있다.
여기에는 나를 날마다 노인이 되지 않고 몸과 마음이 새로워지는 비법이 담겨있다.
내가 날카롭게 세워야 할 신체적, 사회적, 심리적이고 영적인 톱날이 무엇인지 명시되어 있다.


<맺음말>

다이어리에 적힌 A자를 처리하다보면, 시간은 벌써 저녁 7시를 훌쩍 넘기기 일쑤이다.
바쁜 것이 부끄러운 일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자랑할 만한 일도 아니다. 그 시간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쓸 수 있는가는 내가 늘 갖고 있는 수수께끼이다.

집에 돌아와 하루를 마감해본다. 오늘 일과를 뒤적이면서, 오늘 반드시 해야 할 일을 잘 처리했는지. 요즘 성적은 그다지 좋지 못하다. 별 죄책감(?)없이 ->를 남발하기도 한다.
화살표->의 의미는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는 일이다. 오늘 할 일이 내일의 일이 되는 것은, 한 달을 미루는 것과 그리 다르지 않다. 말일에 하루 더 미루면 다음 달이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그런 일은 어렵지 않게 내년으로 미뤄질 수도 있다.
그렇게 미루다가 어느덧 고개를 들어보면 이 생에서는 도저히 할 수 없을 것 같은 아득한 존재가 될 수도 있다.

이번 달 들어서는 미뤄왔던 중국어 학원을 끊었다. 학원이 회사근처이니 이제 지각걱정은 훌훌 털어버려도 될 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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