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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의 新비전
Biz Diary/A×× | 2008/06/21 14:44
 <서론>


최근 연이어 회사의 안과 밖의 문제들이 생겼다. 당장의 회사 존폐를 좌우할 만큼 위급하거나 중병은 아니지만, 외과적 수술이 되었든 장기적인 체질개선이 되었든 무언가 조치가 필요한 일이다.

안의 문제는 한마디로 조직의 문제이다. 이건 차차 얘기하기로 하고, 우선 밖의 문제에 대해 하나씩 풀어보기로 하자.

요즘 A×× 비즈니스는 진로에 대한 고민으로 방향지시등이 껌벅거리고 있다. 직진을 고집하자니 앞길은 점점 더 험난해 지고, 핸들을 과감히 틀기에는 겁이 난다.

어찌되었든 피할 수 있는 장해물은 피하고 고칠 수 있는 병은 치료해야 한다.


<본론>


1. 디자인, 영업도 중국으로 진출해야 한다.


1) 비즈니스 변화


중국 진출이 일반화되지 않았던 시기에는 중국에서 가방을 생산하는 것 하나 만으로도 월등한 가격경쟁력을 가질 수 있었다. 그러다 점차 중국으로 건너가는 업체들이 늘어나면서 이제는 중국산 원자재를 쓰지 않고는 가격 우위를 지킬 수 없게 되었다.

게다가 최근 몇 년 사이 중국 인건비와 생산 비용은 하루가 다르게 가파르게 상승하였다. 거기에 인플레이션과 유가급등은 비즈니스의 경쟁력을 급속하게 악화시켰다.

물론 이런 문제는 비단 우리만 겪는 어려움은 아니다. 모두들 나름대로 외부환경의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새로운 판을 짜기 시작했다. 이제는 A××도 움직여야 할 때가 되었다.


고객은 그 동안 다양한 품목과 품질의 made in China제품을 겪으면서 중국산 제품에 대한 내성이 생겼다. 보다 저렴하고 효과적인 판촉 아이템을 찾아 중국 현지 업체와 손을 잡거나 중국에 직접 진출하여 제품을 소싱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이렇게 무역이 투명해지고 정보가 개방되면서 그 동안 중간을 이어가며 마진을 챙기던 비즈니스는 급속히 사라져 버렸다. 당연히 중국공장에서 한국의 소비자까지 무역도 간략하게 재구성되었다.

이런 변화 속에서 A××이 여전히 버틸 수 있는 것은 단순한 무역중개업과는 다른 역할을 수행하였기 때문이다. 이제 또 다른 라운드를 알리는 공이 울렸다.

우선 영업적인 부분에서 지각변동이 감지되고 있다. 기존의 영업 패턴만을 고집했다가는 우리에게 돌아올 치즈는 점점 줄어들 것이 분명하다. 경쟁사들이 쳐들어 와서 대문을 두들길 때까지 기다릴 수는 없다. 호랑이 굴로 들어가야 한다.



2) 중국 진출


우리가 하고 있는 프로모션 비즈니스에는 크게 4가지 role이 있다. 디자인, 영업, 자재, 생산이 그것이다. 지금까지는 지역적으로 영업과 디자인은 한국에서 담당하고, 자재와 생산은 중국에서 수행해 왔다.

시간이 갈수록 아무래도 무게감은 중국 쪽에 더 실리는 모습이다. 이제는 비즈니스 여건을 봐도 중국에서 할 일을 더 키워 다음 단계로 넘어서라고 부추기고 있다. 즉 디자인은 물론 영업까지도 중국에서 할 수 있는 조직을 준비해야 한다.

A××의 對중국 비즈니스도 과거 어떤 중국 파트너를 만나느냐에 따라 좌우되었던 소극적 형태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중국 시장에 진입해서 사업을 일궈내야 하는 형태로 탈바꿈하고 있다.


호랑이를 잡겠다고 해도 빈손으로 들어가는 건 무모하다. 준비를 해야 한다.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 내일이라도 중국에 사무실 하나 차리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어려운 건 역시 사람이다. 누구를 어떻게, 어디서 구할 것 인지부터 어떤 역할을 맡겨야 하는지 복잡하고 긴 숙제이다.


중국에서 영업을 한다면, 우선은 먼저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이 1차 목표이다.  대상으로 진행해야 한다. 중국 내수시장은 정체되어 있는 한국시장에 비해 몇 년째 두 자리 성장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프리미엄시장은 아주 매력적이다.

중국 현지 계약을 딸 수 있는 조직이 되어야 한다. 본사에 기대지 않고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자생력을 키워야 한다.

기본적인 영업 방향은 한국에서 잡아 줄 수 있겠지만, 필드에서 벌어지는 상황 하나하나에 대한 판단은 결국 영업사원의 몫이다. 결국 누가 영업 자리에 앉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수 있다. 기본적인 영업마인드가 잘 갖추어진 사람이 필요하다.


그 다음 스텝은 디자인이다. 영업이 공략 대상을 설정하고 터를 닦았다면 이제 화력을 지원할 조직을 육성해야 한다. 그게 바로 디자인이다. 중국에서 디자인을 하는 것은 단순한 일은 아니다. 쓸만한 디자인 샘플이 나오려면 디자이너는 물론, 봉제역량이 있는 샘플실과 함께 샘플자재가 딱딱 받쳐 주어야 한다.  이렇게 삼박자가 맞아떨어져야 샘플이 나오고 영업을 할 수 있다. 

디자이너를 현지 채용하는 건 어려워 보인다. 분명 중국 내수용 디자인이 한국의 디자인과는 다르겠지만, 디자인을 본사에서 컨트롤하기 위해서는 결국 본사에서 디자이너를 파견해야 한다. 그렇다면 사람과 함께 여러 비용과 위험도 함께 건너가게 된다.

샘플자재 컨트롤도 문제꺼리이다. 한 두 번이라면 어떻게 현지 공장에게 힘을 빌려보겠지만 번번이 손을 빌릴 수도 없다.

한국에서 디자인한 제품으로 영업조직을 갖추고 자리를 잡는 것을 1차 목표로 두고, 그 다음 중국 자체 디자인 역량을 키워 중국 샘플실을 운영해보자.

아무튼 한국 사람끼리도 소통이 안 되서 애먹는 경우가 태반인데 처음부터 호흡을 맞추겠다고 덤벼서는 안 될 일이다.

어쩌면 수년 안에 A××은 두뇌만 빼고 나머지를 중국에서 운영되는 회사가 되어 있을 런지도 모른다.


체질개선에 성공한다면 A××은 분명 다른 물에서 활동하게 된다. 경쟁상대도 한국의 그저 그런 나까마가 아니라 아시아 태평양의 프로모션전문기업과 어깨를 견줄 수 있다. 이미 중국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그들과 자리싸움을 피할 수 없다.

중국 진출로 부수적인 보너스도 기대할 수 있다. 중국 원부자재업체를 직접 contact하여 직거래를 뚫으면서 상당한 원가절감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자연히 중국에서 원자재를 수입하던 과거의 파트너들은 하루아침에 우리의 경쟁업체가 될 수 있다. 그들의 유통경로와 가격구조를 깨우쳤기 때문이다.

다음 주말에는 상해에 나가있는 후배 K를 만날 생각이다. K는 회사에서 상해로 주재원으로 발령받아 중국 법인 설립에 관한 실무를 맡고 있다. 그에게 현지진출에 필요한 비용, 사무실 임대관계, 현지 채용에 대한 tip을 얻어야 한다. 남의 땅에 회사를 세운다는 일은 간단한 일은 아니겠지만, 사무실이나 법인은 어찌되었든 껍데기이다. 정말 어려운 것은 결국 사람이다. 어떤 사람을 어떻게 뽑아 어떤 일을 수행하는가가 중국진출의 열쇠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2. 종합판촉회사로 탈바꿈


뜬금없이 P사 본부장이 사무실로 들이닥쳤다. 잔뜩 구겨진 표정에서 시비를 따지고야 말겠다는 의지가 전해졌다. P사와의 비즈니스는 결별하기로 최근 결론을 내린 상태이다. 무슨 일인지 대충 짐작을 했지만, 모른 척 자리를 권하며 커피를 내어주었다.

P사는 종합 판촉사업을 하는 업체이다. 조직의 크기나 영업과 마케팅 역량 면에서 분명 우리보다 큰 회사이다. 구매대행이라는 특이한 사업을 하면서 협력보다는 부딪히는 일이 더 많았다. P사가 구매대행계약을 체결한 고객사와 거래를 하기 위해서는 고스란히 P사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P사가 영업을 넓히는 일이 A××에게는 눈의 가시 같은 일이다. 이런 저런 얘기 끝에 오해도 풀고 정리도 했지만, 결과는 비즈니스를 마무리 하는 쪽으로 내었다.

P사를 보면서 우리가 갈 길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된다.



- A××에게는 없는 P사의 장점


우선 영업력이다. P사의 영업력은 분명 한 수 위이다. 맨 파워는 단순히 영업직원의 머리수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뭐랄까. 정치적인 영업역량이 있는 회사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중국진출에 대해서도 발 빠르게 수순을 밞고 있다. 머뭇거리다가는 시장을 선점 당할지도 모른다.


두 번째, 소싱능력이다. 지금까지 다양한 아이템을 핸드링하면서 판촉의 백화점이라는 입지를 다져왔다. 한 아이템에 치중하기보다 여러 아이템을 아우르며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 고객도 여기 저기 업체 쇼핑을 할 필요 없이 P사를 통해 One stop Promotion을 할 수 있다. 많은 아이템과 여러 업체를 상대하면서 자연히 벤더 길들이기에 대한 노하우를 쌓게 된다.


세 번째, 다양한 분야의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몇 개의 거래처에 집중하고 있는 A××과 달리 P사의 고객은 여러 계층으로 다양하다. 백화점, 홈쇼핑은 물론, 주류업체, 의류업계까지 폭넓게 거래를 유지하면서 각 분야별 판촉 특성을 이해하고 있다.


P사가 앞서 간 여러 길 중에서 A××의 비즈니스에 어울리는 길과 아닌 길이 무엇인지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


아이템의 다양화는 이제 거스를 수 없는 시장의 요구이다. 고객은 핸드백이나 파우치 등 봉제에 한정된 제품으로는 만족하지 않는다. 고객의 다양한 욕구를 채우기 위해  다른 메뉴를 개발하지 않고서는 버틸 수 없다.

물론 하루아침에 P사와 같은 종합 판촉물을 기획하고 디자인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그에 걸 맞는 준비를 하나씩 해두어야 한다.


P사와 조금 다른 방법을 생각해보자. 그 중에 하나가 브랜드 판촉이다. 기존의 판촉사업에 브랜드를 넣자는 것이 기본 아이디어이다. 새로 런칭하는 브랜드가 될 수도 있고, 이미 알려진 브랜드가 될 수도 있다. 어떤 브랜드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판촉물의 가치는 크게 달라진다.



<결론>


며칠에 걸친 고민 끝에 중국법인을 설립하자는 결론을 얻었다. 그것은 앞서 풀어 쓴 A××의 새 비전에 부응하는 일이기도 하다.

중국에 가야하는 아래의 지역마다 각각의 이유가 있지만, 새로운 거점을 어디에 두느냐는 아직 풀지 못했다.


우선, 제일 먼저 고민하고 있는 상해는 영업적으로 유리하다. 고객이 상해에 있기 때문이다. 마침 누가 상해 근교의 생산 공장을 소개해준다 하니 들려 볼 생각이다. 

둘째, 청도는 법인 설립이 수월하고 기존 청도 조직을 키운다면 생산 컨트롤도 원활히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셋째는 광저우이다. 광저우는 알다시피 자재시장과 샘플시장은 매력적이다. 아이템 소싱이나 샘플제작도 수월하다. 


위기는 하나의 기회이다. 나 같은 초보골퍼가 필드에 나가면 ‘거리보다는 방향이다.’라는 충고를 많이 듣는다. 짧게 가더라도 똑바로 또박 또박 가는 것이 중요하니 힘을 빼고 욕심을 버리라는 말이다.

지금 A××은 커다란 변화 속에 서 있다. 변화 앞에 흔들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방향을 잘 타면 새로운 시장에서 더욱 튼튼한 뿌리를 내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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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 시비
Biz Diary/A×× | 2008/02/03 19:14
1. 저작권 문제 제기


T사와의 계약대로 약속한 날짜에 전 매장에 ‘제품’이 공급되었다. 전통 색감이 가미된 '제품'은 명절을 앞두고 소비자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 몇 일만에 1차 납품물량이 동이 나버리자, T사 담당자는 2차 납기를 독촉하면서 추가 발주를 주었다.

품질과 납기를 점검하면서 신바람을 부르던 어느 날 T사 담당자의 긴급 호출이 내려졌다. 우리가 만든 '제품'이 시장에 이미 출시된 P사의 제품과 유사하다며 먼저 디자인을 한 P사가 T사에게 저작권 문제를 제기한 일이다. 

영문을 모르던 T사의 영업팀장은 P사의 오리지널 제품을 전해 받고는 아연질색하고 말았다. 한눈에도 차이점을 찾기 힘들만큼 유사하게 보였기 때문이다. 수작업을 거쳐 수 십 만원에 팔리고 있는 ‘제품’을 매장에서 공짜로 나눠주고 있으니 P사에서는 난리가 날만도 한 일이다. T사는 문제된 '제품' 전량을 본사 창고로 회수 조치시키고, 대책을 마련하고자 우리를 불렀다. 

P사의 디자인을 모방했다는 사실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다만, T사의 담당자도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며, 오리지널제품 역시 매우 독창적이라 하기에는 부족함이 있었다. 게다가 제품에 사용한 원단이나 질감 역시 P사의 제품과는 상이했다.

또 다른 변명을 하자면 샘플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실수가 비단 우리만의 책임은 아리었다. 본래 우리가 진행하기로 했던 다른 제품이 있었다. 구두발주까지 받은 상태에서 하루아침에 T사 임원의 결정으로 일방적으로 취소되었다. 포장사이즈가 너무 크다는 것이 이유였다. 급하게 대안을 준비하면서 들고 들어간 샘플이 문제의 ‘제품’이다. 시장에서 구입했음을 T사 담당자에게도 알렸고, 발주를 받는 과정에서 우리는 패턴을 변경하자고 건의했지만, 묵살되었다.


P사에서 저작권 시비를 걸어오자 T사는 당황했다. 처음에는 사과만으로도 물러설 뜻을 비치던 P사도 시간이 흐르자 구체적인 요구사항을 제시했다. 배상액도 눈덩이처럼 부풀어졌다. 문제가 심각하게 전개되자 T사는 사장님한테 보고를 드리고,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다음 날 T사의 영업팀장과 법무팀장이 우리를 불렀다. 울어버릴 듯한 심각한 표정으로 이번 사태로 T사가 입은 손해와 예상되는 손해에 대해 조목조목 늘어놓았다. 판촉활동을 하지 못함으로 인한 판매 손실분과 창고에 산처럼 쌓여놓은 '제품'의 재고, 게다가 각종 매스컴에 알려질 경우 입게 될 기업이미지 훼손 등 A××을 몇 개 팔아도 해결 못할 피해액에 대해 침착한 논조로 말을 이어나갔다. 그 날 나는 흥분하고 톤이 높은 목소리보다 차갑고 침착한 목소리가 훨씬 무섭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제품'의 활용성이 막혀버린 건 사실이지만, 누가 얼마나 잘못했고 얼마나 손해를 봤는지를 따질 시점은 아니었다. 그 보다는 사태가 더 커지기 전에 어떻게든 P사를 잘 구슬려서 돌파구를 만들어보자는데 의견을 모았다.

회의를 마치고 나오면서 과연 법에 저촉이 될만한 일인지, 된다면 어느 정도로 수위가 결정될 것인지 궁금했다.



2. 과연 법에 저촉되는 것인가?


법은 어렵다. 살면서 법의 힘을 빌릴 일이 몇 번이나 있을까? 누구는 의사나 변호사가 전문직이라 좋다고 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덕을 볼 수 있으니 배우자나 사윗감으로는 좋을지 몰라도 당사자 입장에서는 그보다 고역스런 일도 흔하지 않다. 힘든 사람, 아픈 사람을 항상 곁에 두고 그들의 고통을 담보로 돈을 벌어야 하는 일이다. 물론 고통을 덜어줄 때 느낄 수 있는 보람은 이루 말할 수 없겠지만, 사명이 있어야만 할 수 있는 일이라 생각이 든다.  택시를 타고 교대 전철역에 내렸다. 우리 사무실에서 기본요금이다. 생각 없이 지나갈 때는 몰랐는데, 지금 보니 세상에 변호사가 이렇게 많은가 싶을 정도로 건물마다 변호사 사무실이 빽빽하다. 교통사고 전문, 위자료 청구 전문, 여성변호사 이혼 상담, 녹취록 작성, 법인등기 대행, 이민수속 등등 무슨 억울한 일이 이렇게 많은지 사무실마다 모두 00 전문이라며 큼지막하게 붙여 놓았다.


인터넷을 뒤져 미리 찾아 놓은 저작권전문 변호사 사무실로 올라갔다. 사무실 한쪽 구석에 마련된 접견실로 안내를 받았다. ‘상담료는 기본 30분에 5만원입니다.’ 여기 앉은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시선을 주지 않고는 못 배길 정도로 커다란 글씨로 출력된 종이가 테이블 유리에 깔려있었다.  나이트클럽도 아닌데 기본 테이블 charge가 있네. 변호사는 명함을 건네자마자 자기PR에 들어갔다. 요약해보면, 저작권, 지적재산권 분야는 손해액 산정기준도 모호하고 우리나라 법률정서 상 손해액의 인정이 후하지 않다. 한마디로 돈이 되지 않는 분야이므로 그 만큼 전문변호사도 귀하다. 그럼에도 본인은 이미 여러 재판을 진행한 경험이 있으면, 지금도 지적재산권관련 사건의 피고인 측 변호사로 활발하게 활동을 하고 있다. 등이었다.

상담결과, 법 진행절차에 따라 쌍방이 소모해야 하는 시간과 에너지, 비용을 고려한다면 적당한 선에서 타협하는 편이 가장 현명하다는 말씀이다. 게다가 영업적인 상황을 짐작컨대 소모적인 소송을 원하는 회사는 없을 것이라고 하셨다. 소송을 하는 경우 너 죽고 나 죽자 식의 감정싸움이 대부분이다. 이런 성격의 소송은 서로에게 상처만 입히는 어리석은 싸움이 된다. 전문가의 조언을 들으니 한결 마음이 놓였다.

주위를 봐도 민사재판을 거친 사람들은 다들 고개를 설레설레 짓는다. 영화나 소설에서 나오는 번듯이는 논리나 합리적인 판결은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 변호사에게 사건을 맡겨도 우리나라 법률서비스는 비쌀 뿐 아니라 수준도 형편없다. 변호사가 하는 역할은 지극히 제한적이다. 억대의 런닝게런티가 보장되는 희대의 사건이라면 모를까. 변호사가 대신 싸워주는 사람은 아니다. 단지 재판절차를 잘 알고 있는 머리 좋은 심부름꾼에 불과하다고 했다.



3. 문제는 풀리게 마련


A××의 비즈니스를 돌이켜보면 생각나는 건 사고밖에 없다. 지금껏 여러 크고 작은 문제들이 있었다. 자재가 들어오지 않아 수백 명의 공원들을 생산라인에 앉혀놓고 며칠씩 기다렸던 적도 있고, 며칠 밤을 꼬박 새워 가까스로 납기 내에 실은 물건이 태풍을 만나는 바람에 인천항에 들어오지 못하고 페널티를 물었던 적도 있다. 하지만, 이번 사고는 성격이 달랐다. 디자인 자체에 시비가 걸린 것은 처음이다.

공장에서 출고가 되기 전이라면 실밥을 뜯고 다시 만드는 한이 있더라도 수정하거나 대응방안을 마련할 수 있다. 그 동안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노하우도 충분히 쌓아왔고, 어지간한 사건사고에는 콧방귀를 낄 만큼 이력도 생겼지만, 이번 사고 앞에는 막막했다. 이미 소비자 손에 닿은 물건은 바꾸기도 고치기도 어렵다. 게다가 이미 들어갈 비용은 고스란히 투입된 다음이다.

아무리 까마득한 문제라도 하나씩 내려놓고 차근차근 풀어야 한다. T사도 우리 못지않게 이번 사태가 무사히 넘어가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그러나 A××과 T사에서 우려하는 것은 같지 않았다. 서로의 걱정이 다르기 때문에 원하는 결론의 방향도 서로 어긋날 수 있다. T사가 굳이 디자인업체P사와의 협상테이블에서 A××을 배제시키는 것도 그 때문인지 모른다. 명목상 A××이 노출되지 않아야 보호될 수 있다고 말하지만 비즈니스세계에서 누가 누구를 지켜줄 수 있다는 말인가. 아마도 조금이라도 T사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협상결과를 유도하기 위해 A××이 나서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A××의 고민은 2가지다. 첫째, 산더미처럼 T사 창고에 쌓여있는 '제품'의 처리방안이다. 이번 시즌에 풀지 못하면 영영 사용할 수 없는 불용재고로 남게 된다.

두 번째는 이번 사고로 위태로워진 T사와의 영업적인 관계의 회복이다. 이번 사건으로 A××의 평판에 생긴 흠은 어쩔 수 없다 쳐도 빠른 기간 안에 거래를 정상화 시켜야 한다. 아이러니한 일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이번 사건의 책임을 회피할 수 없는 T사의 담당자가 다치도록 내버려둬서는 안 된다. 오히려 우리가 감싸고돌아야 할 판이다.

반면 T사의 가장 큰 걱정은 이번 사건이 밖에 알려지면서 훼손될 수 있는 기업 이미지이다. 홍보팀에서 알아본 바에 의하면 이미 P사는 모 일간지에 이 사건을 제보해 놓았다고 한다. 기사화를 막으려고 T사 나름 안팎으로 힘을 쓰는 모양이지만, '대기업T사에서 영세 중소기업의 디자인을 도용하여 마케팅활동을 했다'라는 소재는 기자의 입맛에 따라 얼마든지 재구성될 법한 이야기이다. 매체의 특성상 팔릴 만한 이야기라면 사실에 대한 충분한 검증절차 없이 기사화할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고의성이 없었다는 T사의 변론이나 사실관계에 무관하게 T사의 기업이미지는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이 정도까지 사태가 발전된다면 담당자 뿐 아니라 팀장의 인사문제도 거론될 수 있다. A××에게도 좋을 것 하나 없는 시나리오이다. 그렇게 되면 영업부서의 손을 떠나 법무팀이나 홍보팀이 전면에 나서게 될 것이다.


문제가 풀리기 위해서는 책임관계가 분명해야 한다.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문제는 길 잃은 아이처럼 겉돌기만 할 뿐이다. 대기업의 나쁜 생리 중 하나는 책임회피이다. 담당자든 팀장이든 막상 일이 터지면 한 발짝 물러선다. 그것이 조직에서 장수하는 비결인지는 몰라도 사태 해결에는 별 도움이 되지 못한다. 돌아가는 판을 보니 A××을 전기의자에 앉히겠다는 심산이다. T사와 P사간의 모종의 합의점을 찾으면 T사는 고스란히 우리에게 구상권을 청구할 터이다. 물론 T사도 숫자로 셈할 수 없는 피해를 입은 건 사실이다. 게다가 앞으로 T사의 거래를 생각하면 꾹 참고 뒤집어 써야한다. 그래도 억울하고 답답한 속마음은 도리가 없다.


이제는 아무리 저가의 1회성 판촉물이라 해도 무턱대고 보고 베끼는 식의 제품으로는 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없다. 고객도 고개를 돌릴 뿐 아니라 디자인 카피나 모방에 대한 법적 잣대도 나날이 엄격해 지고 있는 추세이다.

판촉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무엇보다 독창성을 확보해야 한다. 예술품이 아니라 해도 저작권문제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 디자인을 결정하기 전에 고객에게 충분히 제품디자인 배경과 의도를 설명해야 한다. 샘플제작을 다시 하는 한이 있어도 고객의 의견을 반영시켜야 한다. 그래야만 고객도 책임을 느끼게 된다.



4. 결론은 디자인


오래간만에 인사동에 나갔다. 평일 대낮에도 인사동을 찾는 관광객과 쇼핑객들은 적지 않았다. 자그마한 점포 안에서 온갖 소품들을 꺼내놓고 저마다 손님을 끄느라 열심이었다. 대부분 영세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이들에게 디자인은 투철하고 절실한 정신력의 표현이다. 디자인은 비즈니스의 시작이자 마침표가 되고 있었다. 

A××도 마찬가지이다. 결론은 디자인이다. 승패는 여기서 갈린다. 경쟁력도 여기에 있다.

A××의 비즈니스는 N××에 비해 어려운 사업이라 생각하는 것도 디자인이라는 창조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누구는 ‘판촉물 디자인이 다 거기서 거기지.’ ‘빨리 들어와서 시장에 내놓는 놈이 장땡이야.’ 라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최근 판촉사업, 앞으로의 판촉사업의 추이는 다르다. 디자인에 따라 성패가 결정됨을 볼 수 있다.

디자인은 시간싸움이기도 하다. 정해진 기일 안에 디자인을 고안하고 샘플로 만들어 내야 한다.

작년부터 A××은 액세서리나 잡화류에서 새로운 판촉 아이템을 개발하여 제품의 카테고리를 넓혀가고 있다. 종류는 다양해졌지만, 사업화는 더욱 힘들어졌다. 영업력이나 영업도구들은 그대로지만, 제품이 만들어지기까지 거쳐야 길이 험난하다. 골목마다 예상하지 못한 돌발사고가 가득하다. 그렇다고 운전대를 팽개치고 도망갈 수는 없다. 그럴수록 안전벨트를 단단히 매고 악셀을 밞아야 한다.



5. 참고. 저작권법


이 자료는 누구든지 비상업적인 용도를 위해 인용, 복제할수 있습니다. 다만, 출처(출처:문화관광부&저작권심의조정위원회)를 반드시 밝혀 주시기 바라며 개작은 허용하지 않습니다.


1) 저작물이란?


- "저작물”은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을 말한다.

- 그 이용된 물품과 구분되어 독자성을 인정할 수 있는 것을 말하며, 디자인 등을 포함한다.


2) 저작물의 보호요건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1) 독창성을 지녀야 한다. 여기에서 독창성이란 표현의 독창성을 말한다. 자신의 사상이나 감정을 다른 사람의 표현형식을 빌리지 않고 독자적으로 표현할 경우에 독창성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저작물로서 인정받기 위해서는 오직 독창성만을 요구한다. 따라서 특정 저작물이 예술성이 떨어진다거나 가치나 품격이 없다고 하더라도 독창성이 있다면 저작물이 된다.


(2) 다른 사람이 느껴서 알 수 있을 정도로 외부에 나타내어야 한다. 어떤 구상이나 아이디어, 화풍 등은 바깥으로 나타나지 않는 것이므로 저작물이 아니다. 저작자의 머리속에 있는 것을 다른 사람이 느낄 수 있도록 어떠한 형식으로든지 나타내어야 한다. 그러나 저작물이 유형적으로 고정되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표현형식이 무형적인 것이더라도 다른 사람이 느껴서 알 수 있으면 된다. 예를 들어, 강연은 아무런 고정 과정을 거치지 않지만 저작물로 충분히 보호될 수 있다.


3) 한국특허정보원에서 검색

특허, 실용신안, 디자인, 상표, 심판 등 국내 산업재산권 정보 및 미국, 유럽, 일본의 해외특허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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